"미생"은 여전히 유효하다. 아니, 어쩌면 더 현실적이다.
2014년 방영된 드라마 미생. 처음 이 드라마가 나왔을 때, 나는 아직 학생이었다. “저게 진짜 직장 생활일까?” 하며 흥미롭게 봤다. 하지만 이제 30대가 된 지금, 다시 보니 감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미생은 장그래(임시완 분)가 인턴으로 대기업에 입사하면서 겪는 성장 이야기다. 하지만 단순한 성장 드라마가 아니다. 직장인의 희로애락, 인간관계, 조직의 논리, 그리고 개인의 한계를 너무나 현실적으로 담아냈다.
10년이 지난 지금, 직장인의 현실은 달라졌을까? 미생은 여전히 유효한가? 그 답은 "그렇다"이다. 오히려 지금 직장인들은 이 드라마를 더 공감할지도 모른다.
"어차피 사회는 불합리해" - 미생이 보여준 조직의 현실
처음부터 인정해야 한다. 회사는 공평하지 않다. 미생은 우리에게 냉정한 현실을 보여준다. 노력만으로는 부족하고, 운도 필요하며, 때로는 인간관계가 실력보다 더 중요한 경우도 있다.
"이건 인생의 게임이야. 우린 규칙을 따를 뿐이지."
장그래는 실력도, 스펙도 부족한 인턴이었다.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성실했다. 이 드라마는 우리에게 묻는다. "과연 성실하기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리고 답을 내린다. "아니, 성실함만으로는 부족하다."
"누군가의 희생 위에 굴러가는 조직"
오과장(이성민 분)은 팀을 위해 희생하는 리더였다. 하지만 그의 노력은 모두가 알아주지 않는다. 그는 묵묵히 일할 뿐이다. 이 모습은 지금도 수많은 직장인들의 현실이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라면, 이런 조직의 논리를 쉽게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30대가 되면 다르다. 회사는 이상적인 공간이 아니라는 걸 안다. 그래서 미생을 다시 보면, 그 씁쓸함이 더 깊게 와닿는다.
직장 속 인간관계 - 미생을 보면 보이는 것들
미생 속 인물들은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다. 현실에서 마주치는 직장인들의 축소판이다.
-장그래 - "능력이 부족해도 버틸 수 있을까?"
신입사원이라면 장그래에게 감정이입할 수밖에 없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이 조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는 현실적인 불안과 싸운다.
-오과장 - "팀원들을 위해 희생하는 리더"
직급이 올라갈수록 오과장의 고충이 이해된다. 팀원들을 위해 희생해야 하지만, 결국 회사는 개인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긴다.
-장백기(강하늘 분) - "능력 있는 사람도 불안하다"
장백기는 스펙이 완벽한 인재지만, 그 역시 불안하다. 그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성공한 직장인"의 모습이지만,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이 캐릭터들을 보면, 직장생활에서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우리는 성장하고, 때로는 상처받는다.
"퇴사할까, 버틸까?" - 지금 직장인들에게 주는 메시지
"회사 생활이 너무 힘든데, 나도 퇴사해야 할까?"
미생을 보면 고민이 많아진다. 퇴사가 정답일까? 아니면 버텨야 할까? 드라마는 단순한 답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메시지는 준다.
"결국 중요한 건 스스로의 선택이다."
회사에 남아도, 나가도 힘들다. 하지만 중요한 건 우리가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것이다. 장그래가 버티고 성장했듯이,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이 조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나는 진짜 프로일까?"
드라마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 중 하나가 있다.
"우리는 아직 반쪽짜리야."
완벽한 직장인이란 없다. 누구나 시행착오를 겪고,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 프로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 그게 중요하다.
결론 - 미생은 여전히 현실이다. 그래서 더 봐야 한다.
미생을 다시 보면, 직장 생활이 조금 더 보인다. 내가 왜 힘든지, 왜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하는지, 내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
직장생활은 결국 "완생"을 향한 과정"이다.
그러니, 미생을 다시 보자.
그리고 스스로에게 묻자.
"나는 지금, 어떤 미생(未生)인가?"